BM - 손 최군/글 2015. 2. 22. 00:17
"이러는거 싫지않아요?"

B는 자신과 마주앉은 맥의 장갑을 벗기면서 질문을 던졌다. 맥은 평소에도 제 말에 대답을 잘 해주지않았기에 답을 바라지 않은 질문이었지만 이때만큼은 맥은 대답을 해주었다.

"싫으면 벌써 총을 쐈겠지."

그런 맥의 대답에 작게 웃은 B는 그러네요. 라는 대답과 함께 맥의 손에서 벗겨낸 장갑을 고이 접어 자신의 앞에 놔두었다.

"언제는 싫다더니."
"만져도 좋다고 했으니까요."
"괜히 허락했군."

맥은 그러면서도 B가 잡고 있는 제 손을 빼지 않았고 B는 그런 맥의 손을 마주잡아 깍지를 꼈다. 깍지를 낀채 엄지손가락만을 움직여 맥의 손을 쓰다듬은 B는 맥의 표정을 살폈다.

"왜 그러냐?"
"정말 괜히 허락했다고 생각해요?"
"..시끄러워."

그것이 맥이 대답을 회피하는 버릇임을 알았기에 B는 깍지를 낀 손가락을 천천히 빼내고 맥의 손바닥을 약하게 손톱으로 긁었다. 맥은 기분이 묘한듯 미간을 찌푸렸고 B는 그것을 놓치지않았다.

"죄송해요."
"됐어."
"그냥...갑자기 그러고 싶었어요."
"후...그래. 괜찮으니까 마저 해."

찌푸렸던 미간을 핀 맥은 B가 하는 행동을 잠자코 바라보았다. 제 손바닥을 부드럽게 훑으며아래로 내려간 B의 손은 제 손목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몇 번을 손목을 쓰다듬던 그 손은 다시 위로 올라와서 손가락을 쓰다듬다가 다시 깍지를 꼈다.

"손목은 왜 만졌냐."
"그냥요...그냥 그러고 싶었어요."

B의 그런 대답에 맥은 더이상 캐물어보지않았다. 이 기묘한 손장난이 시작된지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에는 비가 맥의 손을 잡아도 되냐고 물었고 맥은 늘 그렇듯 언제든지 만져도 좋다고 허락했다.

"저..왼손도...만져도될까요...?"
"...자."

망설이다 힘겹게 허락을 구하듯 물어보는 B의 노력이 가상해서 허락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런 의미를 두지않는 것인지 맥은 왼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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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이 맥을 부르는 호칭은 빠른 시일 안에 변해갔다. 처음에는 킬러 아저씨. 그 다음에는 아저씨. 그 다음은 조니형. 요근래는 그냥 맥, 혹은 형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에 비해 맥이 톰을 부르는 호칭은 늘 한결같았다.


"투수. 콜라가 좋냐, 사이다가 좋냐."

"형 집에는 콜라밖에 없잖아요."

"사이다가 마시고 싶으면 밖에서 사오라는 뜻이지."

"그냥 콜라 먹을래요."


맥은 알았다고 말하고는 냉장고에서 콜라 한 캔을 꺼내서 톰에게 쥐어주었다. 톰은 캔의 끝 부분을 만지작거렸고 맥은 소파에 앉아서 기원전 영화DVD를 뒤적이고 있었다.


"그래서 뭐 볼 껀데요?"

"고민 중이다."

"고민해봤자 매일 보던거만 볼 꺼잖아요. 안 지루해요?"

"지루하기보다는 익숙해서 좋지."

"익숙한게 좋아요?"

"아마도."


맥은 애매한 답을 남기고는 CD를 꺼내 플레이어에 넣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톰은 콜라 캔의 뚜껑을 열어 콜라를 홀짝거렸다. 톰이 콜라를 다 마셔갈 때 쯤 영화는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여자 배우가 이쁘네요."

"그렇지."

"그런데 스토리는 별로다."

"그렇지."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맥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톰은 그런 맥의 반응에 지쳤는지 빈 콜라 캔만 만지작거렸다. 톰은 맥의 영화 취향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같이 영화 보는 것을 관두지는 않았다. 톰은 익숙해져버린 대사따라하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간 또한 익숙해져버린 것이라고 생각하기로했다.


"영화 끝났네요."

"다른거볼까."

"배고픈데..."

"그럼 먹으면서 보면 되는거지. 라면 끓일껀데 먹을꺼냐."

"저 많이 먹을껀데!"


맥은 새삼스럽다는듯 어깨를 으쓱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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