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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이 맥을 부르는 호칭은 빠른 시일 안에 변해갔다. 처음에는 킬러 아저씨. 그 다음에는 아저씨. 그 다음은 조니형. 요근래는 그냥 맥, 혹은 형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에 비해 맥이 톰을 부르는 호칭은 늘 한결같았다.
"투수. 콜라가 좋냐, 사이다가 좋냐."
"형 집에는 콜라밖에 없잖아요."
"사이다가 마시고 싶으면 밖에서 사오라는 뜻이지."
"그냥 콜라 먹을래요."
맥은 알았다고 말하고는 냉장고에서 콜라 한 캔을 꺼내서 톰에게 쥐어주었다. 톰은 캔의 끝 부분을 만지작거렸고 맥은 소파에 앉아서 기원전 영화DVD를 뒤적이고 있었다.
"그래서 뭐 볼 껀데요?"
"고민 중이다."
"고민해봤자 매일 보던거만 볼 꺼잖아요. 안 지루해요?"
"지루하기보다는 익숙해서 좋지."
"익숙한게 좋아요?"
"아마도."
맥은 애매한 답을 남기고는 CD를 꺼내 플레이어에 넣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톰은 콜라 캔의 뚜껑을 열어 콜라를 홀짝거렸다. 톰이 콜라를 다 마셔갈 때 쯤 영화는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여자 배우가 이쁘네요."
"그렇지."
"그런데 스토리는 별로다."
"그렇지."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맥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톰은 그런 맥의 반응에 지쳤는지 빈 콜라 캔만 만지작거렸다. 톰은 맥의 영화 취향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같이 영화 보는 것을 관두지는 않았다. 톰은 익숙해져버린 대사따라하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간 또한 익숙해져버린 것이라고 생각하기로했다.
"영화 끝났네요."
"다른거볼까."
"배고픈데..."
"그럼 먹으면서 보면 되는거지. 라면 끓일껀데 먹을꺼냐."
"저 많이 먹을껀데!"
맥은 새삼스럽다는듯 어깨를 으쓱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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