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이 맥마나만에게 자신의 모델이 서달라고 고용한지 몇 달이 지났다. 그 기간동안 맥마나만은 길거리를 떠돌다 헤르만이 부르면 그제서야 그의 집에 기어들어와서는 간혹 씻은 후 모델을 서기도하고 그 상태 그 꾀죄죄한 모습 그대로 모델을 서기도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헤르만은 돈을 쥐어주었고 맥은 그것으로 속이 쓰릴만큼의 독주를 마셔댔다.

"오늘은 더 엉망이군."
"어제 파티가 있었거든."
"...그대들도 파티를 하나?"
"거지새끼들이라도 파티는 할 수있지."
"거지새...됐어. 계속 말해봐라."
"일단 다들 가진돈을 모아. 그리고 그 돈으로 술을 사고...안주는 안 사. 그런거 살바에야 술을 더사지."

모델을 서달라 불렀지만 맥은 늘 제 멋대로 앉았다. 헤르만은 그런 맥에게 간혹 자세를 요구할 분 그런 그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며 대화를 유도했고 맥은 귀찮아하면서도 성실하게 하나하나 답해주었다. 가끔 대답을해도 헤르만쪽에서 대답이 늦을때도 있었고 맥쪽에서 대답이 늦을ㅋ대도 있었지만 둘의 대화는 나름 이어져나갔다.

"그대들이 마시는 술은 독하던데."
"어. 독주긴하지 그런데 어떻게 아나?"
"그대에게서 지독한 술냄새가 나니까."
"나야 맨날 마시니까. 무튼 그렇게 술을 사서 마시는게다야. 약을 하는 사람도있고."
"약이라니..마약? 그런건 어디서..."
"이 골목에서 못 구할수있는건 없지"

맥은 피우던 담배를 콜라캔 안에 넣었다. 헤르만은 그걸보고 인상을 찌푸렸지만 말을 내뱉지는않았다. 저놈의 술은 어제는 쥬스통에 담겨있더니 오늘은 생수병에 담겨있었다. 색부터가 독해보인다며 헤르만은 인상을 찌푸렸다가 맥의 팔을 바라보았다. 맥의 팔 안쪽에는 주사바늘이 여러개가 있었고 멍도 제각각으로 들어있었다.

"약을하면 좋나?"
"어. 그쪽도 해볼래?"
"사양하지."

맥은 주사바늘자국이 있는 부분을 손으로 긁다가 소파에 드러누웠다. 소파에 늘어진 모습이 고양이 같다고 헤르만은 생각하면서 스케치북의 페이지를 넘겼다.

"일단 난 천박한건 질색이라서말이네."
"그럼 나는 왜 그리는건데? 난 그쪽이 싫어하는 술도하고 담배도하고 약도하는데. 천박함의 결정체아닌가?"
"글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가 나의 뮤즈이기때문이겠지."
"그놈의 뮤즈.뮤즈. 진짜 징그러운놈."

맥은 신물이난다는듯 도리질을치며 생수병에 담아온 술을 들이켰다. 헤르만은 결국 인상을 찌푸리며 맥의 손에 들린 병을 뺏었고 맥은 그런 헤르만을 노려보았다.

"내놔."
"말 안하려했는데말이지."
"또 뭐."
"자네 엄연히 지금 일하러온거지?"
"그쪽이 마음대로 행동하라며."
"하지만 일단 여긴 내 집이지?"
"그렇...지.."
"내 집은 금주 및 금연 구역이네."
"시발."
"욕도 금지일세."

헤르만은 맥의 품안을 뒤져 담배갑을 꺼내었고 술이 들어있는 물병과 함께 탁자위에 올려두었다. 맥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헤르만을 바라보았고 헤르만은 그제사 만족스러운듯 웃어보였다.

"야 이 시...ㅂ...."
"욕은금지래도."

욕을 내뱉으려는 맥의 입을 손으로막으며 헤르만은 맥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치려하자 맥은 눈을 돌렸고 헤르만은 그런 맥을 한참을 바라보다 맥의 입에서 손을 떼었다.

"욕하지않고 나에게 하고싶은 말해보게나."
"..."
"그래. 존대를 한 번 해보는건 어떤가."
"도랐네."
"아니지. 서로에게 존댓말을 한다는건 서로를 존중한다는 의미이지않나."
"난 그쪽을 존중해줄 마음이 없는데."

단호하게 말하며 맥은 탁자 위에 있는 자신의 술병과 담배갑을 바랍보기만했다. 헤르만은 잠시 고민하더니 좋은생각이라도 난듯 표정이 밝아졌다.

"앞으로 존대를 써주면 자네가 뭘 하든 신경 쓰지않겠네."
"뭘하든?"
"그래. 술을 마시든 마약을 하든 담배를 피우든."
"..."
"이제 혹하나?"

헤르만은 고민하는 맥을 내려다보았다. 진지하게 고민되는듯 미간을 찌푸린 모습을 그리고싶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협상이 우선이었다. 어차피 제가 뭔 말을 해도 듣지않을테지만 잔소리를 싫어하는 맥에게 제법 획기적인 조건이었다며 헤르만은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럼 뭐라도 말 해보께."
"...그쪽 존나 짜증나...요."

'최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즈+맥  (0) 2015.04.24
갈맥+팬텀 썰  (0) 2015.04.17
비맥 - 술주정  (0) 2015.03.02
비맥 - 실종  (0) 2015.02.27
비맥-반지  (0) 201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