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 - 악력 최군/글 2015. 2. 23. 02:37
"너. 손 악력이 생각보다 쎄구나."

맥은 빨개진 제 손을 털며 말했다. 그 앞에서 그걸 보고있던 비는 미안한듯 눈을 피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아주 사소한 사건때문이었다.

이상하게 그 날따라 맥은 손에 쥐고있는 것을 자주 놓쳤다. 다행히도 오늘은 맥에게 임무는 없었고 떨어뜨린 물건이라 해봤자 마시던 콜라캔이나 포크. 그리고 메두사와 세이렌같은 일상적인 물건들밖에 떨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맥의 옆에서 비는 떨어뜨린 물건들을 주워주었다.

"오늘따라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네요..."
"그러게말이다."
"손에 힘이 부족한건아니예요?"
"그럼 총은 어떻게 쏘냐."

그렇게 말하는 순간 맥은 들고있는 펜을 떨어뜨렸고 비는 자연스레 몸을 숙여 펜을 잡았다. 비는 맥에게 펜을 건네주었고 맥은 고맙다고말하며 펜을 다시 쥐었다. 펜을 쥔 맥의 손은 당장이라도 떨어뜨릴것만큼 느슨하게 쥐고있어서 비의 불안을 가증시킬뿐이었다.

"시말서 쓰기가 싫은거에요? 아니면 그냥 펜을 잡는게 싫은거예요?"
"뭔 소리냐."
"펜을 잡고있다기보다는 손에 그냥 걸친것같아서요."
"쓰기 싫기는 하지만...내가 펜을 그렇게 잡나?"
"...네."

맥은 비의 대답을 들은 후에야 펜을 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나름 단단하게 쥐고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보였나...라고 생각하며 손에서 펜대를 굴렸고 몇 번 지나지않아서 또다시 펜을 떨어뜨렸다.

"..."
"미안하다."

비는 또다시 펜을 잡아 맥에게 건네었고 맥은 미안하다고 말하며 펜을 잡으려했다. 펜을 잡으려는 맥의 손을 비는 낚아채어 마치 악수를 하듯 맥의 손을 잡았다.

"...너 손 만지는걸 한 번 허락해줬다고 말이지..."
"한 번만 손에 힘줘서 제 손 잡아주세요."
"그러니까 손 힘의 문제가 아니라니까."
"한번만요."

제 눈을 똑바로 보며 말하는 비의 눈을 맥은 제대로 보지못하고 시선울 피했다. 비는 아무말없이 맥의 손을 잡고있었고 맥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악수한 손에 힘을 꽉 주었다.

"...맥...귀찮은건 알지만 제대로 해주면 안될까요?"

맥은 어이가 없다는듯 비를 쳐다보았지만 비의 얼굴에는 장난끼라고는 전혀 묻어나오지않았다. 맥은 차마 제 손의 힘을 다 준것이라 말할 수가없었다. 연상의 자존심인지 아니면 나이에 상관없는 남자의 지존심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맥은 손에서 힘을 빼었다.

"그럼 해보지그러냐?"
"...저..요?"
"그래. 너도 솔직히 손 힘이 강해보이지는 않거든."
"강..하거든요...?"

맥은 전혀그래보이지않는다며 비를 장난스레 놀렸고 비또한 욱해서 그런것인지 악수한 맥의 손을 만지며 맥에게 말했다.

"정말 쎄게 잡을꺼예요?"
"그래.그래봐라."

맥은 대수롭지않다는듯 악수한 손을 그대로 내버려두었고 비는 정말 할께요.라고 하며 한순간 손에 힘을 쎄게 주었고 맥은 순간 비명을 지를뻔했다. 아파서 미간을 찌푸린 맥을 본 비는 바로 손에 힘을 풀었지만 그 충격이 어디 가는건 아니라서 맥은 제 손을 만지작거렸다.

"마...많이 아팠어요?"
"...아냐. 안 아팠어."
"정말요?"
"정말로."

그러먄서 맥은 만지작 거리던 제 손을 가만히 내버랴두었고 비는 힐끗거리며 맥의 손을 바라보았다. 흰 손은 어느새 제 손모양 그대로 붉게 물들어있었기에 비는 입을 우물우물대다 맥에게 한번 더 물어보았다.

"정말 안 아파요...?"
"...아니."
"...죄송해요."

비는 그런 맥의 손을 주물거리며 빨개진부분을 없애려 노력했지만 그 손자국은 생각보다 오래가는듯했다. 맥은 되었다는듯 술구머니 손을 빼었다.

"너. 손 악력이 생각보다 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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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 돌연변이 최군/글 2015. 2. 22. 04:52
"조니워커. 들립니까 조니워커?"

맥은 주위가 시끄럽다고 생각했다. 슬금슬금 올라오는 기분나쁜 검은색만으로도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자신을 부르는 보이스의 목소리와 울음끼가 섞인 제임스의 목소리를 듣다 이내 정신을 잃었다. 그날 임무는 실패했다.

돌연변이에게 공격을 받은 맥은 깨어났을 때 밤이 아니라 자신의 눈이 안 보인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눈을 안 보이게하는 성질이 몸에 영원히 있는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빠진다는 점이었다. 닥터 하이드로의 말에 의하면 짧으면 삼일. 길면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사과하러 온거냐?"

분명 눈이 보이지않음에도 불구하고 맥은 제임스를 보며, 정확히는 제임스가 있는 방향의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임스는 고개를 숙인채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맥의 손 끝을 잡았다.

"죄..송해요..."

제임스는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내뱉었다. 맥은 그런 제임스의 얼굴쪽에 손을 뻗어 더듬거리며 제임스의 얼굴을 만지더니 이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완전히 실명한것도 아니란다. 그러니까 괜찮아."
"하지만..."
"하지만 뭐."
"제가...보이스의 목소리를 무시하지만 않았어도...이렇게는 안 되었을꺼잖아요."

제임스는 자신의 죄를 토하듯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내뱉었고 맥은 잠시 침묵했다. 그 짧은 침묵에 제임스는 자신이 맥에게 미움받을까봐 두려웠고 이내 그 생각에 울음이 터져나왔다.

"죄송해요...죄송해요 맥..."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연신 죄송하다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제임스의 목소리를 맥은 아무말 없이 듣기만했다. 그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켜서 오히려 제임스의 불안을 더 가증시킬뿐이었다.

"B."
"...네."
"애초에 네가 보이스 목소리를 잘 들을꺼란 생각는 안 했다. 넌 싸우면 이성이 없어지니까."
"..."
"그리고 그런 너에게 오는 적을 견제하는게 후방에서 싸우는 내 역할이지."
"무슨 말이 하고싶은거예요?"
"...내 실수였다는거야."

아니..예요!라고 소리치며 제임스는 의자에서 벌떡일어났고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에 맥은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그 조금 찌푸린 것에 제임스는 초조해하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내 실수였어."
"제가 잘못한거예요."
"너 내가 말하는걸 뭘로 들은거냐..."
"그럼 제 역할은 뭔데요!"

제임스는 답답하다는듯 다시 한번 큰소리를 질렀고 맥은 보이지도 않으면서 버릇적으로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보이지않아 초점을 잃은 맥의 눈을 보며 제임스는 울음끼가 잔뜩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런 당신을 지켰어야했어요."
"...그래. 그럼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하자."
"싫어요."
"이상한데서 고집부리지마라."
"싫어요. 어디로보나 내 잘못인데 왜요? 보이스의 돌연변이가 나타난다는 예고를 무시한 건 저인데!"

제임스는 이내 울면서 말했고 소리질러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닦았다. 맥은 그런 제임스의 얼굴에 있는 눈물을 닦아주며 걱정되는 목소리로 말을했다.

"목쉰다. 차분하게 이야기해보자."
"...눈도 안 보이는 사람이 왜 이렇게 차분한데요."
"영원히 안 보이는건 아니라니까."
"진짜 태평해요...진짜 걱정하는 사람 속만 다 긁어놔..."
"새삼."

결국 내잘못이네.라고 주장하는 누구도 이기지 못할 싸움은 그만두고 맥이 다 나을때까지 제임스가 간호를 하기로했다. 맥은 아픈놈한테 간호를 받다니!라며 웃었고 제임스도 따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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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 이름 최군/글 2015. 2. 22. 01:35
묘하게 임무를 자주 같이 나간다고 B는 생각했다. 제 앞에 있는 닉네임 조니워커 또한 그런 생각을 할지 한 순간 궁금했졌으나 그 의문을 회복제와 함께 삼켰다. 조니워커란 닉네임을 가진 이 남자는 늘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고 노래는 어찌나 시끄럽게 듣는지 저한테도 노래 소리가 다 들렸다. 제 앞의 적을 보는데 급하기에 한 번도 조니워커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지만 저렇게 소리가 들리지않는 상태로도 잘 싸운다 싶었다.

"보고는 내가 하마."
"네? 또..요..?"
"그래. 내가 할테니 넌 집에 먼저 가라."

그렇게 임무가 종료되면 늘 먼저 자신이 보고하겠다며 통보를 해버리고는 문을 열어 먼저 가버린다. B는 그런 조니워커의 행동에 의문을 느끼면서도 무어라 물어보지는 못했다. 그렇게 서먹하게 같이 임무를 한 지 몇번이 지났을까. 저에게 너무 무모하게 싸운다며, 기습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그에게 B는 고마움을 느끼고있었다.

"그라믄 고맙다카면되는거지. 멀 고민하고 자빠졌누?"
"해볼려고 했는데 말이죠..."

B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안 해보려는 건 아니었지만 늘 그 놈의 이어폰이 문제였다. 저 이어폰 고장나 버리면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긴도 해보았다.

"저...조니워커!"

그래서 힘겹게 큰 소리를 내어 불러보았지만 노래소리이 묻혀서 안 들리는 것인지 맥은 대답을 하지않은채 보고할 내용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 후에도 몇번을 불러보았지만 그 때마다 맥은 노래를 듣고있었다.

"타이밍 한 번 죽여주는구마."
"놀리지말아주세요..."

그런 B의 사정을 아는 비광은 B의 고민 상담과 동시에 놀려먹기도 자주했지만 며칠째 고맙다고 말하지 못하는 B를 보며 조금 측은해하기도했다.

"그라믄 이름을 불러삐라. 놀래가꼬 봐삐구로."
"늘 부르고 있어요."
"아니 그 요상한 닉네임? 그란거 말고."
"...제가 어떻게 이름을 알아내요..."

그그는 인자 고민해봐야긋제. 라고 놀리는 듯함 말투로 말하는 비광을 보며 B는 한숨을 쉬었지만 생각보다 그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베니의 오래된 서류정리를 도와달라는 부탁에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서류 정리를 도와주고 있을 때였다. 생각보다 정리할 서류들은 많았고, 아무리.정리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서류들을 보며 베니는 조금 쉬었다하자며 음료수를 사러나갔다. B는 그런 베니를 기다리며 조금조금씩 서류들을 정리했다. 그러다 발견한 선수등록서류들을 본 B는 일순간 충동에 휩싸였다.

"...조니..워커...제이...제이..제이..."

베니라면 ABC순으로 정리해놓지않았을까...라고 생각하며 B는 조니워커의 선수등록서류를 찾기시작했고 얼마되지않아 그것을 찾을 수 있었다. 맥의 무심해보이는 얼굴과, 그의 본명이 적힌 선수등록서류. B는 몰래 나쁜짓을 하듯 슬쩍 서류에서 이름을 보았다.

"...맥 마나만이 아니라 맥마나만이구나...특이한 이름이네."

베니가 오기전에 서류를 원래대로 해놔야 하는걸 알면서도 B는 맥의 선수등록서류를 쳐다보며 맥의 이름을 부르는 걸 연습했다.

"맥마나만...맥마나만...아 부르기 좀 어렵다."

그러고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부끄러운듯 종이로 얼굴을 가리고는 입술을 달싹이며 뜸을 들이더니 이름을 내뱉었다.

"맥...맥......"

종이에 가려져있는 B의 얼굴을 대신하듯 새빨개져있는 귀와, 긴 텀을 두고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는 잠시 멈추더니 다시금 이름을 내뱉었다.

"스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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