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마야를 찾았다. 마야는 대부분의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었지만 몇몇의 소원은 들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몇몇에 포함되는 것이 맥마나만이었다. 기억을 전부 지울 수 있다고, 백지가 되어버릴 수 있다고 믿으며 생을 이어나가던 맥에게 마야의 거부발언은 꽤나 충격적이었는지 근 며칠간 맥을 본 이는 아무도없었다. 마야를 찾았으니 조직은 해산되었고 다들 각자의 연락처라던가 주소를 알려주며 이별 후 만남을 계획하고있었다. 그것은 로쏘의 빌런인 B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조니워커의 번호 알고있어요?"
"번호는 모르지만 집주소는 아는데. 가르쳐줄까?"
"...네."

B는 맥의 집주소를 알고있으면서도 적어달라하였다. 마리안 포터는 흔쾌히 메모지 하나를 뜯어 집주소를 적어주었고 B는 메모에 적힌 주소와 자신이 아는 집 주소가 동일하다는 것에 안도했다.

B는 사람들이 다 해산된 후에야 자리를 옮겼다. 그가 상실감에 집에 틀어박힐 것이라는건 어느정도 예상은 한 일이었지만..맥의 집까지 걸어가며 B는 여러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았다. 만나서 어쩔셈인지부터 시작해서 그를 어떻게 하고싶은지까지. 일단 차분하게 맥과 이야기부터 해보자며 B는 맥의 집 문을 두드렸다.

"조니워커. 전해주고싶은 말이 있어요."
" "
"...조니워커?"

문 안에서 소리는 들리지않았다. 또 술을 먹은게 아닐까. 저 사람은 낮술도 가리지않을 사람이니까. 란 생각을하며 B는 혹시나 싶어 문고리를 돌려보았다. 다행이라해야하는지 불행이라해야하는지 문은 잠겨있지않았고 B는 실례합니다. 라는 말을 하며 집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조니워커? 맥? 어디있어요?"

환기를 한번도 시키지 않은것인지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지독한 알콜냄새와 분명히 끊었다고 말한 담배냄새까지 물씬 풍겨왔다. B는 바닥에 널부러진 술병을 피해가며 맥을 찾았고 그를 발견하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않았다.

"맥."
"왜 부르냐."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어쩔려고 문을 열어놔요?"
"문 앞에서 네 목소리가 들렸거든. 그래서 그냥 둔거다."
"맥."
"부르지마."

맥의 무심한 부탁을 B는 들어주며 반대편 소파에 앉았다. 소파에 반쯤 늘어진게 소파에 그가 잡아먹히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한 손에는 술을, 한 손에는 총을 들고있었기에 술에 취한 와중에도 주변경계는 잘하는가 싶어 묘한 안도감도 들었다.

"마야를 찾았으니 넌 어쩔꺼냐."
"다시 로쏘로 돌아갈까요?"
"그러가 감옥에 갇힌다."
"감옥생활도 해보는거죠."
"얼척없는놈."
"그러는 맥은요?"

B의 질문에 맥은 말문이 막힌듯 손에 든 술병을 들어 술을 들이켰다. 대낮부터 병째로 술을 마시는 맥을 말릴까하다가 B는 그만두었다. 그는 술에 취한쪽이 좀 더 솔직했으니까.

"사실 네 목소리가 잘 안들려."
"그래요? 가면 벗고말할까요?"
"아니. 그 문제가 아냐."
"그러면요?"
"원숭이가 계속 낄낄대며 웃어. 악마는 날 보며 꼴좋다고 비웃고있지. 넌 안 비웃는구나?"
"나같은 사람이 있으면 맥같이 환상을 보는 사람도 있겠죠."

B는 가면을 벗었고 맥은 술과 총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소파에 파묻혀가던 몸을 일으켜앉은뒤 팔을 뻗어 B의
얼굴이 손을 올렸다.

"네 소원은 마야가 들어주었을텐데...왜 넌 아직까지 아파보이는걸까."
"내가 무슨 소원을빌었다고 생각해요?"
"아프지않게해달라 빌지않았겠냐."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B는 자신의 눈가의 흉을 매만지던 맥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었다. 맥은 B가 스스로 말할때까지 기다리기로했다. 고통에 계속 살아갈 저 아이가 그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빌었던 소원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하긴했지만 맥은 캐물어 볼 용기는 없었다.

"말하면 맥은 화낼테니까 말 안할래요."
"혼날줄알면서 했다는게 더 나쁜짓인것같은데."
"나쁜짓 한 번 더한다고 제가 악당이 아닌건 아니죠."
"그놈의 악당악당...한번만 더 악당이라하면 혼낸다."

맥이 화내는건 무서운데... 라며 B는 제 얼굴에 여전히 올라가있는 맥의 손을 꽉부여잡은채 맥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근본은 다르지만 고통에 가득 찬 그들은 서로의 눈을 피하지않고 바라보았고 먼저 입을 연건 B였다.

"다른데로 이사갈까요?"
"어디로?"
"어디로든? 맥이 킬러로 살지않아도 되는곳. 제가 악당이 아니어도 되는곳."
"그런 곳이 있을까."
"있을꺼예요."

B가 처음으로 단호하게 말한것같다고 생각하며 맥은 허공에 있는 팬텀을 바라보았다. 팬텀은 어깨를 으쓱이며 해보던가.라고 조소를 지으며 말하더니 이내 사라졌다. 맥은 자신의 손을 붙잡고있는 B의 머리를 다른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이제 너를 B가 아니라 제임스로 불러야되는건가."
"맥이 편하다면 B로 불러도 좋아요."
"...제임스라고 부를께. 그게 나을것같다."

맥은 자리에서 일어나 큰 가방을 하나 가져왔다. 그곳에 총기류들을 넣고 간단한 통조림도 넣고 옷가지도 몇 벌챙겼다. 그리고 토라의 사진도 잊지않고 챙겨넣었다.

"돈은 내껄 쓰자."
"저도 벌어놓은거 있어요."
"내 돈이 없어질때를 대비해서 아껴둬."
"맥 돈이 떨어질 말이 있긴해요?"
"돈이란건 원래 쓰기는 쉬워."

맥은 짐을 다 챙긴듯 가방을 옆구리에 들쳐메었고 B는 그런 맥에게 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다 환자취급하지말라는 맥의 잔소리를 듣고 웃었다. 이 둘은 그렇게 매트로시티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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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가맥_서점 최군 2015. 2. 2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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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가맥 - 서점 최군/글 2015. 2. 26. 17:19
헤르만은 작은 서점의 사장이었다. 서점에 입고하는 책도 제멋대로이고 위치 또한 찾기 힘든 골목길에 위치하고있었기에 손님이라곤 단골 손님밖에 없는 그런 서점의 사장이었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손님이란건 헤르만에게 신기한 일이자 생각보다 흥미로운 일이 아닐수없었다. 그것도 어느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이 아닌 청년이 찾아오는 것은 더더욱말이다.

그 손님은 책을 주의깊게 보는 것같지않았다. 얼핏보면 아무 책이나 집어서 읽다가 페이지 넘어가는 소리가 몇 번 들리고는 그 책을 그대로 집어 계산 하러왔다. 그리고 바코드르 찍는사이 잡지코너를 보더니 예의 그 잠시만요.란 소리를 하고 늘 같은 여성지를 집어왔다.

"사은품이 있는데 드릴까요?"
"...아뇨."

질문에 짧게 생각하는 듯 하더니 아니라고 말한 그 손님은 책이 들어있는 봉투를 받아들고 서점 밖으로 나갔다. 내일도 오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며 헤르만은 읽던 성경을 마저읽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 손님은 똑같은 여성지를 골라왔다. 헤르만은 일순간 왜 같은 잡지를 또 사가는지 알 수없었다. 어제도 받아가지않은 사은품이지만 손님에 대한 예의였으므로 헤르만은 어제와 같은 질문을 했다.

"사은품이 있는데 드릴까요?"
"...네."

어제와는 다른 대답을 하며 그 손님은 부끄러운 듯 시선을 돌렸다. 헤르만은 그가 귀엽다고 생각하며 사은품인 파우치를 봉투안에 넣어주었다. 봉투를 건네받은 그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서점을 재빠르게 나갔다.

"생각보다.."

귀엽군.이라고 중얼거린 헤르만은 그가 사갔던 여성지를 한 번 펴보았다. 말이 여성지고 실제 내용은 화장품 광고가 대부분이고 화장법 몇개와 가십거리가 실린 그냥 평범한 잡지였다. 다른 여성지에 비하면 내용 훨 부실한 그런 잡지.

어찌되었건 그 손님은 매일왔고 여성지는 한 달에 한번 사가며 사은품은 꼭 챙겨갔다. 그리고 문을 안 열었던 다음날에 온 그 손님은 헤르만에게 물어보았다.

"언제 쉽니까?"
"쉬는 날은 정해져있지않습니다만...왜 그러시죠?"
"어제 안 열려있어서.."

말을 끝맺지는 않았지만 그가 어제 서점까지 왔다가 헛걸음을 했을것이란건 헤르만도 알 수있었다. 이때까지 손님들은 그렇게 갑작스레 문을 닫아도 별 다른 말을 안했기에 넘어갔었지만 그 손님으로 인해 헤르만은 쉬기 전 날 손님들에게 다음날은 쉽니다. 라고 말을 하기시작했다.

그 손님이 헤르만의 서점에 드나든지 벌써 두계절이 지났다. 때늦은 겨울에 몰아친 폭우를 예상하지 못했는 듯 그는 젖어버린 코트를 입구에 걸고 젖어버린 흰 머리를 털고 서점 안으로 들어와 책에 손을 대지 않고 제목 만을 바라보았다. 헤르만은 그런 그에게 수건을 주었고 그는 처음에 사양하는 듯하더니 이내 책과 멀리 떨어져 머리를 수건으로 털었다.

"오늘 비가 온다했는데...모르셨습니까?"
"라디오가 고장났습니다."

어제 고치려했다가 까먹었거든요.라고 말하며 그는 제 머리를 털었던 수건을 정리하여 헤르만에게 건네주었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도 잊지 않고. 그는 단편집 한 권을 골랐고 헤르만은 책을 담은 봉투와 함께 우산을 건네주었다.

"아뇨...그냥 뛰어가면 됩니다만."
"그래도 쓰고가십시요."
"그럼 사장님은 뭐 쓰실려구요."
"하나 더 있으니 괜찮습니다. 찝찝하거든 내일 가져다 주시면 되는거아닙니까?"

헤르만은 그에게 우산을 쥐어준채 밖으로 내몰았고 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럼...내일 들고오겠습니다. 라고 말하고는 우산을 쓰고 빗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날 헤르만은 비를 맞고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그는 서점에 오지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비가 쏟아지던 그 3일 내내 그는 서점에 오지않았다. 그날로부터 3일이 지난 후 그가 늘 사가던 책의 마지막권과 매달 사가던 여성지가 입고되었다. 그는 그것을 알기라도 한 듯 3일이지난 그 날 서점에 들어왔다. 그는 그렇게 마지막권을 들고 계산대에 서며 우산을 건네주었다.

"다음날 들고왔어야했는데...죄송합니다."
"이렇게 돌려주러 오셨으니 되었습니다. 감기에 걸리셨습니까?"
"다행히 감기는 안 걸렸습니다."

헤르만은 그가 여성지를 집어올때까지 기다렸고 그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건네주었다. 잡지가 들어온 것을 모르는 것인가 싶어 헤르만은 물어보기로했다.

"xxx2월호. 들어왔는데 가져다 드릴까요?"
"...아뇨. 이제 안 사가도 되거든요."

그의 말에 헤르만은 포장을 다 한 책을 그에게 건네주어야함에도 잠시 멈췄고, 그는 그 것을 헤르만에게 가져가면서 코트를 여몄다.

"사장님. 그동안 실례많았습니다."

그는 그런 말을 남기고 마지막 권과 함께 다시는 서점에 오지않았다. 그리고 그 날에 맞추어 장마도 끝이났다. 헤르만은 늘 읽던 성경을 놔두고 그가 읽던 책을 읽기시작했다. 그리고 그 책을 집을 때마다 한 가지 생각을 했다.

"이름이라도 물어볼껄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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